단시간에 읽을 수 있는 짧은 단편이다. 생각해 보니 시야 작가의 책을 여러 권 읽긴 했는데 왜인지는 몰라도 완독한 건 없다. 그래도 이건 단편이라 끝까지 읽음.
스토리라인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여주는 반란을 일으켜 황제가 된 인물이고 5년 동안 전장을 휩쓸며 영토를 2배나 늘린다. 그 마지막 과정에서 남쪽의 한 작은 왕국을 공격하는데 이 왕국에서 항복의 선물로 남주를 바친다. 무려 팔다리의 힘줄을 자른 상태로...
원래 뛰어난 군인이었던 남주는 약을 먹은 상태에서 19금 능욕을 당하고 전쟁이 끝난 후 여주와 함께 제국으로 향한다. 여기서 여주는 남주에게 선택을 하라고 한다. 자신의 후궁이 될 것이냐, 아니면 신하가 되어 함께 제국을 일궈 나갈 것이냐. 하루는 후궁 체험을 하고 하루는 관료 체험을 한 남주는 결국 제 3의 선택을 한다.
이 선택이 매우 황당하게 느껴졌다.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남주의 내적인 갈등과 결정 과정이 나오긴 하지만, 결코 멍청한 캐릭터가 아니라 지성적이라고 강조된 남주의 생각이라고는 여겨지지 않는 그런 결정이었다.
남주를 능욕하는 장면이나 약간의 더티토크나 이런 것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다른 캐릭터와 관계를 가지는 장면도 꽤 길게 나오고 다른 측근들도 관계만 없다 뿐이지 여주에게 엄청 집착하기 때문에 역하렘물 느낌이 매우 강하다. 약간 하하버스 세계관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녀 관계가 역전되어 있다는 부분에서 신선함을 줄 수 있겠지만 그냥 성별만 바뀐 느낌이라 새롭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남주의 힘줄을 자를 필요가 있었나, 너무 과한 설정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읽고 나서 잘 읽었다는 뿌듯함보다는 찝찝함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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